커뮤니티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은 따듯한 마음으로
도시락을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국제신문 2007.07.30 보도] '행복도시락' 맘껏 드세요.
`행복도시락` 맘껏 드세요

주위를 둘러보면 무료 식당을 찾고 싶어도 몸이 불편해 점심을 거르는 어르신들이 의외로 많다. 아픈 것도 서러운데 입에 거미줄을 쳐야하는 처지가 기막히다. 의지할 가족마저 없으니 외롭기 짝이 없다. 설령 있다 한들 돈 한푼 없는 배우자나 손자 손녀를 먹여 살려야 할 판인데 어쩌랴. "그까짓 점심 못먹는다고 죽기야 할까. 참지 뭐"라며 애써 자위한다. 하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다. 주위에서 어쩌다가 쌀 한 됫박과 김치, 혹은 떡 한 접시라도 갖다주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무더위로 허덕대는 요즘이지만 못사는 노인들은 꽁꽁 얼어붙은 동토에서 신음하고 있다. 어느 정도 사는 노인들도 정도의 차이겠지만 서러운 건 마찬가지다. 아침 먹고 나면 며느리 눈치보며 서둘러 대문을 나서야 한다. 시내를 어슬렁거리다 보면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아차, 용돈이 다 떨어져 버렸네. 굶는 수밖에. 그리고 생각한다. '오늘은 일찍 들어가야지'라고.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 서구점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 부산 서구점 에서 조리
지난 20일 부산에서는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 부산 서구점이 문을 연 것이다. 대기업과 지방자치단체, 노동부가 손을 잡고 복지단체가 운영주체가 되어 이뤄지는 사업이 바로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이다. SK그룹이 지원하기 때문에 '실버메세나'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조리·주방시설과 운영자금은 SK가, 종업원 임금은 부산지방노동청이 부담하고, 급식비 및 대상자 선정과 사후 모니터링은 서구청이 담당하는 협업 체계를 갖췄다. 서구점은 앞으로 2년간 SK그룹 행복나눔재단으로부터 월 운영비 400만 원을 포함해서 총 2억7750만 원을 지원받는다. 또 서구청은 연간 3000만 원의 급식비를 대준다. 노동청은 종업원 1인당 월 77만 원의 인건비를 제공한다. 이들의 도움을 받아 '(사)노인과 복지'가 행복도시락 지원센터를 위탁 운영한다. 그 목적은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어 내서 결식 노인들에게 점심을 배달해 주는 '나눔의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있다.

부산에는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 지원센터가 두 군데 있다. 서구점은 부산 2호점이다. 1호점은 지난해 11월 문을 연 해운대점. 해운대종합사회복지관에서 운영한다. 다른 점은 해운대점이 도시락 배달(55명 대상)과 경로식당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반면 서구점은 도시락 배달만 한다.

서구점은 8월 1일부터 서구 남부민, 아미, 암남동 일대 노인 200명에게 온정을 가득 담은 점심 도시락을 전달하기 위해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곳은 부산에서도 손꼽히는 달동네에 있다. 한국전쟁 때 생긴 피란민촌 지역에서 가파른 오르막길을 10분 가량 땀흘리며 올라가야 나온다. 천마산 꼭대기 바로 밑이다. 하지만 건물과 시설은 최신식이다. 이만한 곳은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박선진 센터장은 "건물을 전면 리모델링하고 첨단 조리시설을 들여놨다"며 "최소한 항공기 기내식 수준의 도시락을 어르신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내를 둘러보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조리실에 들어가려면 먼저 위생모와 마스크, 앞치마, 장갑에다 위생가운을 걸쳐야 한다. 항균 장화를 신는 것도 필수. 먼저 전처리실로 간다. 여기서는 세척과 헹굼, 야채 전용 일반 소독과 자외선 살균소독을 한다. 다음이 조리실. 취업한 아주머니들이 각종 음식을 청결하게 만들어낸다. 마지막으로 포장실에서 도시락을 싼다. 여름철이라 보냉 도시락을 준비하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조리 기준(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을 적용해 노인들이 안심하고 도시락을 드실 수 있도록 한단다. 신선한 음식을 배달하기 위해 여름에는 냉동탑차에 도시락을 실어 운반한다. 조리 직원 김보옥(여·47·연제구 연산동) 씨는 "일자리를 얻어 너무 기쁘다"며 "단순히 돈을 번다는 생각이 아니라 부모를 모시는 심정으로 정성들여 음식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연세가 드신 분들이라 단백질 공급을 주로 하고 한끼에 800칼로리를 넘지 않게 식단을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월 단위로 김치를 제외하고는 한 가지도 중복되지 않게 다양한 반찬을 드리겠단다.

'노인과 복지' 측은 무료 도시락배달 사업 외에 어르신 200분 전원을 '안심생활지원사업단' 대상자로 등록해 보살피기로 했다. 식사는 물론 가정봉사원 파견, 건강관리 서비스, 차량 이동서비스 등 종합적인 보호막을 대가 없이 제공한다. 내년에는 무료 급식 인원을 더욱 늘리고 대상도 소년소녀가장 세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포장
그래서 서구점은 유료 도시락 배달사업을 병행한다. SK 지원이 2년 후면 끝나기 때문에 '홀로서기'가 시급하다. "수익 창출 구조를 갖춰야 일자리를 추가로 마련하고, 수혜층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은 매주 5일 배달된다. 금요일에는 도시락을 2개 전달한다. 하나는 당일 점심이고, 나머지는 토요일 반찬이다. 포장실에서 직원들이 냉매가 든 보냉 도시락을 하나 싸들고는 서구점을 나선다. 한 어르신에게 시식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입맛에 딱 맞네

미로와 같이 얽힌 좁은 골목길을 이리저리 돌아 직원들이 찾은 곳은 박유득(81) 할머니 집. 앞으로는 시야가 툭 트이면서 아름다운 부산항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할머니 집은 거의 '벌집' 수준이었다. 찜통 더위에 인상을 찡그리던 할머니는 직원들이 점심 도시락을 내놓자 고마워 어쩔 줄 모른다. 뇌졸중으로 몸을 잘 움직이지 못하는 할머니는 "그럼 앞으로 점심 끼니는 걱정 안해도 되지?"라며 되물었다. 직원들이 도시락을 풀며 드시도록 권하자 눈이 휘둥그레진다. "무슨 도시락이 이렇게 고급이야…참 정갈하기도 해라." 이날 반찬 메뉴는 돼지고기 볶음과 도라지 무침, 새우마늘쫑볶음. 오이냉국도 곁들였다. 할머니는 밥 한 숟갈에 돼지고기 볶음을 한 점 드시고는 "딱이야, 내 입에 딱 맞아. 간도 잘 맞췄네"라고 흐뭇해 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 손자(중2)와 함께 산다. 아들 부부에 대해 물으니 "IMF(환란) 때 거액의 카드빚을 지고는 나가 버렸어"라고는 입을 다문다. 할머니는 손자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다. "나야 기초수급자니까 괜찮은데 손자놈은 부모가 있어서 안된다고 하대." 할머니는 애써 표정을 감추면서 "그래도 매일 점심 한 끼를, 그것도 배달해준다니 너무 고마워"라며 직원들의 손을 어루만졌다. '안심생활지원사업단'에서 앞으로 할머니를 잘 돌보겠지만 집을 나서는 기자 마음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우리의 노인복지제도가 언제면 정착될 수 있을까.

●경로 식당

배달된 도시락을 박유득 할머니가 시식하고 있다. 윤민호인턴기자
부산에는 점심을 주는 경로 식당이 모두 71곳(표물) 있다. 보통 만 60세 이상 저소득 계층은 무료 급식이 된다. 신청을 하고 상담을 거친 뒤 대상자로 결정되면 회원증이나 식권 등을 발급해 준다. 일부 경로 식당(노인복지관)에서는 저소득 계층이 아니더라도 실비를 내면 식사를 할 수 있다. '행복을 나누는 도시락' 부산 해운대점 경로식당의 경우 점심 끼니당 1000원을 받는다. 대개 월~금요일 운영되는데 상당수 노인복지관은 토요일도 경로식당을 연다.

개금사회종합복지관은 부산에서 유일하게 일주일 내내 경로식당을 연다. 이곳은 유료 급식을 하지 않는다. 복지관 관계자는 "지역에 결식노인들이 많이 있어 2003년부터 도시락 배달과 함께 무료 경로식당을 매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광역시 동구 중앙대로 319, 904호(초량동, YMCA빌딩)
TEL 051-245-4000 FAX 051-245-4000
사단법인더행복 대표자 박선진 사업자번호 605-82-07503
  • 국민권익위원회
  • 국세청